"우리는 사실보다 해석을 믿는다"… 인간관계 갈등의 심리를 말하다

[인터뷰] 김현우 상담심리학자 "오해의 시작은 상대의 말이 아니라 내 머릿속 이야기"

 

제이앤엠뉴스 |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은 대부분 악의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의 말과 행동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쌓이고 관계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제이앤엠뉴스는 인간관계와 사회심리를 연구하고 있는 상담심리학자 김현우씨를 만나 현대 사회에서 증가하는 소통 갈등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최근 인간관계 갈등이 과거보다 더 심해졌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실제로 갈등 자체가 늘었다기보다 갈등이 드러나는 방식이 달라졌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SNS와 메신저 중심의 소통이 늘어나면서 상대의 표정이나 목소리 같은 정보가 사라졌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빈칸을 자신의 경험과 감정으로 채우게 됩니다."

 

Q. 사람들은 왜 상대의 진심보다 자신의 해석을 더 믿게 될까요?

"인간은 원래 객관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는 사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해석합니다. 같은 말을 들어도 어떤 사람은 비난으로 느끼고, 어떤 사람은 조언으로 받아들입니다. 문제는 자신의 해석을 사실이라고 믿기 시작할 때 발생합니다."

 

Q. 실제 상담 현장에서도 그런 사례가 많습니까?

"매우 많습니다. 상대는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는데, 스스로 '무시당했다', '버림받았다', '이용당했다'고 확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상처를 주는 사람도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갈등은 확인되지 않은 해석에서 시작됩니다."

 

Q. 그렇다면 건강한 관계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확인하는 습관입니다. 우리는 추측은 많이 하지만 질문은 잘 하지 않습니다. '혹시 이런 뜻이었어?', '내가 잘못 이해한 걸까?'라는 질문 하나가 수많은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Q. 현대인들이 특히 어려워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대화를 통해 확인하기보다 혼자 결론을 내립니다. 하지만 관계는 추측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결국 건강한 관계는 용기 있는 대화 위에서 만들어집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상처를 통해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래서 상대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상대를 쉽게 단정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인간관계의 시작은 대화이지만, 관계를 지켜내는 것은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상대를 판단하기 전에 한 번 더 묻고, 결론을 내리기 전에 한 번 더 들어보는 것.

어쩌면 현대 사회에 가장 필요한 소통의 기술은 그 단순한 태도에서 시작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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