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기억보다 오래 남는다

사람은 왜 같은 아픔을 반복해서 경험하게 될까

 

제이앤엠뉴스 | 사람은 누구나 상처를 받으며 살아간다.

 

누군가는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누군가는 가족에게 이해받지 못하며, 또 누군가는 사랑했던 사람에게 외면당한다.

시간이 흐르면 사건은 지나가지만 이상하게도 감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기억은 흐려지는데 상처는 더 선명하게 남는 경우도 많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단순히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해석의 흔적’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을 통해 내린 결론을 오래 간직한다.

어린 시절 반복적으로 무시당한 사람은 "나는 존중받지 못하는 사람이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배신을 경험한 사람은 "사람은 결국 떠난다"는 믿음을 갖게 될 수도 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 시작된다.

 

사람은 자신이 믿고 있는 세상을 증명하는 방향으로 현실을 해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상처받은 사람은 누군가의 작은 무관심도 거절로 느끼고, 버림받을까 두려운 사람은 상대의 사소한 변화에도 불안을 느낀다.

 

실제로 상대가 그런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이미 마음속에는 오래된 상처가 먼저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인간관계의 갈등은 현재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상황이 만나면서 발생한다.

 

상대는 현재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우리는 과거의 기억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흥미로운 사실은 관계를 잘 유지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상대를 쉽게 단정하지 않는다.

 

상대가 연락이 늦었다고 해서 자신을 싫어한다고 결론 내리지 않는다.

한 번의 실수로 사람 전체를 평가하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자신의 감정과 상대의 의도를 구분하려고 노력한다.

 

반대로 관계가 자주 무너지는 사람들은 자신의 해석을 사실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

"분명 나를 무시한 거야."

"틀림없이 나를 싫어할 거야."

"저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야."

 

이러한 확신은 때로 진실보다 더 강력하게 관계를 망가뜨린다.

우리는 모두 상처를 가지고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상처가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상처가 현재의 모든 관계를 지배하게 두느냐는 것이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를 완벽하게 아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가진 사정과 아픔을 함부로 단정하지 않는 태도에 가깝다.

 

어쩌면 성숙한 인간관계란 상처가 없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처를 알고 그것에 휘둘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노력은 언제나 상대를 판단하기 전에 한 번 더 들어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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