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앤엠뉴스 | 누군가가 목표를 이루었다는 소식보다 실수를 했다는 뉴스가 더 빠르게 확산되고,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는 이야기보다 논란이나 사고가 훨씬 많은 관심을 받는다. 인터넷 포털의 실시간 이슈나 SNS의 인기 게시물을 살펴보면 이러한 현상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왜 우리는 타인의 실패에 이토록 쉽게 시선을 빼앗기는 것일까.
심리학에서는 이를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으로 설명한다. 인간은 기쁜 일보다 위험하거나 부정적인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진화해 왔다. 먼 과거에는 위험을 빨리 인식하는 것이 생존과 직결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본능은 오늘날에도 남아 있어 좋은 소식보다 사고와 갈등, 실패 같은 부정적인 이야기에 더 쉽게 관심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생존 본능만으로는 지금의 현상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 현대 사회에는 또 다른 심리가 작용한다. 바로 비교다.
누군가의 성공은 때로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게 만들지만, 누군가의 실패는 상대적인 안도감을 주기도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독일어로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고 부른다. 타인의 불행이나 실패를 보며 무의식적인 만족감을 느끼는 현상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의 실패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한 사회일수록 이러한 감정은 더욱 쉽게 나타난다.
문제는 이러한 인간의 심리를 디지털 플랫폼이 증폭시킨다는 점이다.
오늘날 온라인 플랫폼은 사람들이 오래 머무는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노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논란이 있는 글에는 댓글이 몰리고, 비판이 이어질수록 조회수와 체류시간은 늘어난다. 결국 타인의 실패는 하나의 콘텐츠가 되고, 자극적인 이야기는 알고리즘을 통해 더욱 빠르게 확산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어느새 실패 자체보다 실패를 소비하는 문화에 익숙해지고 있다.
누군가 실수를 하면 원인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비난부터 시작하고, 다시 일어설 가능성을 이야기하기보다 얼마나 더 무너질지를 지켜본다. 한 번의 잘못이 평생의 낙인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잘못에 대한 책임은 필요하다. 그러나 책임을 묻는 것과 한 사람의 실패를 끝없는 조롱거리로 소비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 문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문화가 사회 전체의 도전 의식을 약화시킨다는 점이다. 실패하면 다시 일어설 기회보다 비난이 먼저 기다린다고 느끼는 사회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사람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실패를 두려워하는 문화는 개인의 성장을 막을 뿐 아니라 사회의 혁신까지 늦추게 된다.
실패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중요한 것은 실패가 아니라 그 이후를 바라보는 사회의 태도다.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사회는 더 많은 도전과 성장을 이끌어낸다. 반대로 실패를 소비하고 조롱하는 문화는 언젠가 그 시선이 자신에게도 향할 수 있다는 불안만 키울 뿐이다.
우리는 타인의 실패를 구경하는 데 익숙해질 것이 아니라, 실패 이후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함께 응원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실패 자체가 아니라, 실패를 대하는 공동체의 성숙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