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앤엠뉴스 | 노스탈지아는 보통 지나간 시간을 향한 그리움을 의미한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나 오래된 음악, 기억 속에 남은 사람을 떠올릴 때 사용하는 말이다.
하지만 BIG Naughty(서동현)의 ‘노스탈지아’는 조금 다른 곳을 바라본다.
그가 노래하는 노스탈지아에는 이미 지나간 기억뿐 아니라 자신이 살아보지 못한 시대에 대한 동경과 아직 찾아오지 않은 미래의 추억까지 함께 들어 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한 단어 안에서 만나는 셈이다.
BIG Naughty는 이번 곡을 통해 우리가 미래를 꿈꾸며 사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수많은 후회와 함께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질문한다.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
‘그때 그것을 알았더라면.’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렸을 법한 생각이다.
하지만 그는 후회를 반드시 지워야 할 감정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그때 하지 못했던 선택과 알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만들어졌고, 오히려 모르고 있었기에 아름다울 수 있었던 시간도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곡에서 후회는 실패의 흔적이라기보다 지나간 시간을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에 가까워진다.
너무 빨리 꿈을 이룬 열일곱의 기억
‘노스탈지아’가 흥미로운 이유는 이러한 이야기가 BIG Naughty 자신의 성장 과정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는 10대에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고 어린 나이에 음악을 직업으로 삼기 시작했다.
가사에서는 장기자랑 정도가 무대 경험의 전부였던 열일곱의 학생이 TV에 등장하고, 꿈꾸던 레이블의 일원이 됐던 시간을 돌아본다.
음악을 만들 때 살아 있음을 느꼈고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았다. 밤을 새워 만든 노래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면서 어린 시절 바라보던 곳에도 빠르게 도착했다.
그런데 성공했다고 모든 것이 채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높은 곳에 올라온 뒤에도 어딘가 허전했고, 그 순간 현재의 자신은 과거의 어린 자신을 다시 바라본다.
여기서 ‘노스탈지아’는 성공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단순한 향수가 아니다.
꿈을 이루기 전에는 알 수 없었던 것들을 알게 된 사람이, 아무것도 모르면서 꿈을 꾸던 자신을 바라보는 감정에 가깝다.
누군가의 추억이 되어버린 자신의 음악
곡의 후반부에서는 시선이 더욱 흥미롭게 바뀐다.
BIG Naughty 자신도 한때 다른 음악가들의 노래를 들으며 성장했다.
가사에는 빈지노의 ‘24:26’, 박재범의 ‘11:11’, XXX의 ‘파급효과’, 오케이션의 ‘My City’ 등 그가 성장 과정에서 접했던 음악과 기억들이 등장한다.
누군가의 음악이 자신의 학창 시절을 구성했던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위치가 뒤바뀌었다.
이제는 어떤 팬이 중학생 때부터 BIG Naughty의 음악을 들었고 어느새 대학생이 됐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자신이 다른 음악가들의 노래를 들으며 성장했던 것처럼 이제 누군가는 BIG Naughty의 노래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가수에게는 몇 년간의 활동일 수 있지만 청자에게 그 시간은 학창 시절이고 첫사랑이며 친구들과 함께했던 어느 계절일 수 있다.
그 순간 음악은 최신곡과 과거의 노래라는 구분을 넘어 한 사람의 시간을 저장하는 기억 장치가 된다.
“마이크 앞에서는 아직 열일곱”
시간은 흘렀지만 노래를 만드는 사람의 마음까지 같은 속도로 나이를 먹는 것은 아니다.
BIG Naughty는 여러 계절이 지나갔음에도 마이크 앞에 서면 여전히 열일곱의 자신을 떠올린다.
어른이 되고 싶었던 10대의 자신과 실제 어른이 되어가는 현재의 자신 사이에서 그는 과거의 어설픔까지 다시 바라본다.
보통 사람은 어린 시절의 미숙했던 모습을 부끄러워하거나 지우고 싶어한다.
하지만 시간이 충분히 흐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때는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자신을 어느 순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실수와 좌절 역시 지금의 자신을 만드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노스탈지아’는 바로 그 지점에서 청춘을 바라본다.
아직 경험하지 않은 순간도 언젠가는 추억이 된다
이 곡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노스탈지아의 방향이 과거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살아보지 못한 시대의 음악을 동경하고, 경험하지 못한 순간을 상상하며, 아직 맡아보지 못한 어떤 순간의 향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며 만들어질 기억까지 미리 바라본다.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가 보내는 평범한 하루 역시 언젠가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과거가 된다.
지금 자주 만나는 사람과 언젠가는 멀어질 수도 있고, 매일 걷는 거리도 몇 년 뒤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
지금은 별것 아닌 하루가 미래의 자신에게는 가장 그리운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BIG Naughty의 ‘노스탈지아’는 과거를 붙잡는 노래라기보다 현재를 조금 더 소중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노래에 가깝다.
후회하지 않는 삶은 어쩌면 불가능하다.
선택하지 않은 길을 궁금해하고 지나간 시간을 다시 생각하는 것은 인간에게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든 후회를 없애려고 애쓰기보다 때로는 그 감정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볼 수도 있다.
후회했다는 것은 그 시간이 그만큼 중요했다는 뜻일 수도 있고, 더 나은 내일을 바라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BIG Naughty는 그 복잡한 감정에 ‘노스탈지아’라는 이름을 붙인다.
지나가 버린 어제를 그리워하면서도 오늘을 살아가고, 아직 오지 않은 내일 역시 언젠가는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
어쩌면 추억은 지나간 뒤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