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엠뉴스 | 겨울이 깊어질수록 고흥의 바다는 더 푸르고, 풍경은 더 아름다워진다.
남도의 끝, 전라남도 고흥군. 그곳은 마치 겨울의 모든 이야기를 품은 듯 여행자를 부른다.
새벽녘, 남열해돋이해변은 고요하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는 희미한 어둠에 잠겨 있다.
숨을 고르듯 파도가 밀려왔다가 사라지고, 그 위로 붉은빛이 서서히 퍼진다.
마치 한 폭의 그림 위에 붓을 휘두르듯, 태양이 수면을 물들이기 시작한다.
차가운 바람이 볼을 스치고, 그 순간 마음 한구석이 일렁인다.
“겨울이 이렇게 따뜻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해가 떠오르면 고흥의 또 다른 풍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소록도로 가는 길. 섬은 여전히 조용하지만, 그 안에 흐르는 이야기는 묵직하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바람에 실린 옛날이야기의 속삭임이 귓가에 맴돈다.
섬을 둘러싼 바다는 그 모든 것을 품어낸 채, 오늘도 묵묵히 너울진다.
이곳에서의 머무름은 위로이며, 깨달음이다.
여행의 참맛은 한 그릇의 음식에서 시작된다.
고흥의 겨울은 바다의 선물을 내놓는다.
매생이는 고흥 바다의 정수를 담고 있는 대표적인 겨울 맛이다.
매생이 떡국이나 칼국수를 한입 머금는 순간, 뜨끈한 국물이 겨울의 차가웠던 순간들을 하나둘 녹아내리게 한다.
깨끗한 바다에서만 나는 이 작은 해초가 어쩌면 고흥의 진짜 얼굴일지도 모른다.
한 그릇의 매생이 요리는 고흥 바다가 건네는 가장 따뜻한 위로다.
유자 향기 또한 고흥의 겨울을 채운다.
남도의 햇살을 가득 담고 자란 고흥 유자는 상큼하면서도 깊은 향을 지닌다.
차가운 겨울철 한 잔의 따뜻한 유자차를 마시면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입안에 퍼지고, 겨울의 노곤함을 녹여준다.
차가운 날씨도 그 한잔에 녹아내린다.
고흥의 겨울은 미식뿐만 아니라 예술의 향기로 가득하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과 고흥아트센터에서는 12월 말까지 천경자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강렬한 색감과 섬세한 선으로 그려낸 천경자의 작품들은 그녀의 고향인 고흥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그녀의 그림은 고흥의 겨울 풍경처럼,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따뜻하게 마음을 감싸준다.
여행은 때로 마음을 채우기 위한 여정이다. 겨울의 고흥은 그렇게 여행자를 따뜻하게 품는다.
바다의 맛, 예술의 향기, 그리고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한 그릇의 매생이, 유자차 한 잔,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여행자는 진짜 겨울의 온기를 느낄 것이다.
올겨울, 고흥은 당신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출처 : 전라남도고흥군]